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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리어의 눈으로 본 호텔 선택의 기준

by k3565 2025. 4. 16.

안녕하세요 호텔리어 Jedd입니다.

호텔을 고를 때 일반 여행자들은 주로 가격, 위치, 후기 등을 고려하지만, 저 같은 호텔리어는 조금 다른 시각에서 호텔을 바라봅니다. 십수년간 호텔 업계에서 일하며 수많은 숙박 시설을 접하고, 운영의 이면을 들여다본 경험 덕분에 단순한 겉모습 이상의 요소들을 자연스레 따지게 되었죠. 오늘은 호텔리어의 시선에서 호텔을 선택할 때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지, 그 이유와 함께 자세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1. 운영 시스템과 서비스의 일관성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서비스의 일관성’입니다. 이는 단순히 친절한 응대나 미소 이상의 문제입니다. 호텔은 수많은 부서가 하나의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조직입니다. 프런트 데스크, 하우스키핑, 레스토랑, 엔지니어링, 세일즈까지 각 부서가 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가 서비스의 질로 드러납니다.

호텔리어의 입장에서 체크인은 단순한 입실 절차가 아닙니다. 대기 시간, 직원의 태도, 예상 질문에 대한 대응력, 시스템의 효율성까지 모두 체크 대상입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잘 갖추어져 있다면, 해당 호텔은 내부 운영 체계가 안정적이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2. 하우스키핑의 수준

객실 청결 상태는 고객 경험의 기본이자 핵심입니다. 겉보기에 고급스럽고 인테리어가 화려해도, 이불이 구겨져 있거나 욕실 배수 상태가 불량하다면 호텔리어는 ‘관리 체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합니다. 호텔리어들은 룸을 보자마자 하우스키핑의 품질과 팀의 숙련도를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침대 시트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지, 욕실의 어메니티가 올바른 위치에 정돈되어 있는지, 먼지 하나 없이 관리가 되고 있는지 등을 보며 ‘이 호텔은 SOP(Standard Operating Procedure)가 철저하구나’ 혹은 ‘아직 교육이 부족하구나’라고 판단하게 되죠.


3. 직원들의 태도와 전문성

직원들의 응대 태도는 단순한 친절함을 넘어서, 호텔의 브랜드 철학과 운영 전략이 얼마나 잘 전달되고 있는지를 가늠하게 해줍니다. 호텔리어는 고객으로서 서비스를 받을 때, ‘이 직원은 어떤 교육을 받았을까’, ‘이 호텔의 서비스 매뉴얼은 어디까지 구현되고 있나’를 자연스레 분석하게 됩니다.

특히 고객의 요청에 대한 대응 속도와 유연성, 불편사항 처리 능력 등을 통해 호텔의 교육 체계와 운영 방침을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시설이라도,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서비스가 일관되지 않다면 호텔로서의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4. F&B(식음료) 품질과 운영 능력

호텔 내 레스토랑이나 룸서비스의 수준도 중요한 선택 기준입니다. 호텔리어는 단순히 음식의 맛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음식이 나오는 시간, 플레이팅 상태, 직원의 추천 능력, 레스토랑의 분위기와 테이블 세팅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합니다.

또한 조식 뷔페의 구성이 단조로운지, 동선이 효율적인지, 음식의 보충이 적절한지 등을 통해 호텔의 전반적인 운영 능력과 고객 중심의 사고가 적용되고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5. 브랜드의 정체성과 로컬리티

호텔이 단순한 숙소를 넘어서 ‘경험의 공간’으로 기능하려면, 브랜드 철학과 로컬리티(locality)를 잘 녹여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호텔리어는 그 호텔이 어떤 콘셉트를 추구하며, 어떻게 로컬 문화를 반영하고 있는지에 특히 주목합니다.

예를 들어, 제주도에 위치한 호텔이라면, 제주 지역만의 자연 요소나 문화를 공간 구성에 어떻게 녹여냈는지, 객실 내 어메니티나 환영 인사에서 지역성이 느껴지는지를 보며 호텔의 브랜드 전략을 평가합니다. 진정성 있는 호텔은 고객에게 기억에 남는 경험을 선사하기 마련입니다.


6. 시설 유지 관리 상태

눈에 띄지는 않지만 중요한 요소가 바로 ‘시설 유지 관리’입니다. 이는 호텔의 수명과도 직결되는 부분인데요, 카펫의 마모 상태, 벽지의 오염, 조명의 밝기나 온도 조절 장치의 작동 여부 등에서 호텔의 유지보수 시스템이 얼마나 체계적인지를 읽을 수 있습니다.

특히 호텔리어는 설비 유지보수가 제때 이뤄지고 있는지를 통해 호텔의 장기적 비전과 재투자 여부까지 가늠하게 됩니다. 제대로 관리되고 있는 호텔은 고객을 위한 세세한 배려가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호텔은 단순히 ‘자고 가는 곳’이 아닙니다. 하나의 ‘경험’이고, ‘브랜드’이며, ‘서비스의 결정체’입니다. 호텔리어는 이러한 경험을 설계하고, 운영하고, 평가해 온 사람들이기에 호텔을 고를 때도 보다 깊은 시각으로 접근하게 됩니다.

호텔을 선택할 때 위의 항목들을 하나하나 짚어보는 습관을 들이면, 단순히 좋은 리뷰나 별점에 휘둘리지 않고, 진짜 나에게 맞는 호텔을 고를 수 있게 됩니다. 때론 눈에 보이지 않는 디테일이 가장 큰 차이를 만들어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