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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리어가 보는 ‘호텔리어의 하루 일과 엿보기’

by k3565 2025. 5. 1.

화려함 뒤의 섬세한 하루

안녕하세요 호텔리어 Jedd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호텔리어라는 직업을 떠올릴 때, 반짝이는 로비, 우아한 유니폼, 외국어로 유창하게 응대하는 모습을 먼저 생각합니다. 실제로 호텔리어는 외적으로도 굉장히 세련된 이미지를 갖고 있죠. 하지만 그 화려함 뒤에는 치밀하고 바쁜 하루가 존재합니다. 저는 서울의 한 럭셔리 호텔에서 판촉부(Sales & Marketing)에서 근무하고 있는 호텔리어로서, 이 직업의 진짜 모습을 여러분과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오전 8시 – 하루의 시작은 고객 데이터 분석으로부터

출근 후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전날까지의 예약 현황과 투숙률, 그리고 진행 중인 프로모션의 성과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입니다. 판촉부의 역할은 단순한 홍보를 넘어서 실제로 ‘판매가 이루어지게 하는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기 때문에, 수치를 바탕으로 마케팅 방향을 조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엑셀과 OTA(Online Travel Agency) 플랫폼, 그리고 PMS(Property Management System) 등의 시스템을 함께 활용합니다. 단순히 수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왜 이 시기에 예약률이 떨어졌는가’, ‘어떤 채널을 통해 유입된 고객의 재방문율이 높은가’ 등을 파악하고 전략을 수립해야 하죠.

오전 10시 – 부서 간 미팅과 프로모션 기획

판촉부는 독립적인 부서이기도 하지만, 객실부, 식음부, 예약팀, 심지어 재무팀까지 다양한 부서와의 협업이 필수입니다. 이 시간대에는 각 부서와의 정기 미팅이 주로 이루어집니다. 예를 들어, 레스토랑에서 새로운 계절 메뉴가 출시될 경우 이를 어떤 방식으로 고객에게 알릴지, SNS 채널과 호텔 홈페이지는 어떻게 연동할지 등을 논의합니다.

때로는 사진 촬영 일정을 잡기도 하고, 협찬을 위한 외부 브랜드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하나의 프로모션이 고객에게 전달되기까지 수많은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 시간을 통해 절실히 느낍니다.

오후 12시 – 점심도 업무의 연장선

호텔리어의 점심시간은 비교적 자유롭지만, 고객을 응대해야 하는 시간대에는 유연하게 조정됩니다. 특히 판촉부는 레스토랑과 협업이 많기 때문에, 직접 메뉴를 시식하거나 새로운 셰프의 음식을 테스트하는 일도 많습니다. 물론 즐기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고객의 시선에서 맛과 플레이팅, 서비스의 흐름까지 꼼꼼히 분석하고 피드백을 전달해야 하죠.

오후 2시 – 콘텐츠 제작과 온라인 채널 관리

점심 이후에는 디지털 마케팅 업무가 집중됩니다. 호텔 공식 인스타그램, 블로그, 뉴스레터, 네이버 예약 등의 채널에 업로드할 콘텐츠를 제작하고, 예약 전환율을 높일 수 있는 문구나 이미지를 기획합니다. 트렌드를 반영하면서도 호텔의 브랜드 정체성(Brand Identity, BI)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 과정에서 사진작가, 디자이너, 카피라이터와의 협업도 이루어지며, 모든 콘텐츠는 호텔 고유의 톤 앤 매너를 반영하도록 다듬습니다. 작은 글귀 하나에도 수십 번의 수정이 들어가는 일이 허다하죠.

오후 4시 – 현장 점검과 이벤트 준비

호텔에서 진행되는 각종 이벤트나 웨딩, 기업 연회 등의 준비도 판촉부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행사 전 현장을 직접 점검하고, 디스플레이 소품이나 배너, 브로셔 등의 세부 사항을 체크합니다. 작은 실수 하나가 호텔 전체의 이미지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꼼꼼함’은 이 직업에서 필수 덕목입니다.

이 시간대에는 미리 체크리스트를 활용해 세부 항목을 하나씩 점검하고, 문제 발생 시 빠르게 수정 조치를 취합니다. 이런 실전 경험이 쌓일수록 위기 대응 능력도 자연스럽게 향상되죠.

오후 6시 – 퇴근 전 마무리 회의와 보고

하루를 마무리하기 전에는 팀원들과 간단한 회의를 통해 그날의 진행 상황을 정리하고, 다음 날의 일정과 과제를 공유합니다. 또한 진행 중인 광고 캠페인의 실적 보고서를 작성하고, 상부에 보고할 수 있도록 요약본을 준비하기도 합니다.

호텔은 ‘서비스의 끝판왕’이라 불릴 정도로 디테일이 생명인 산업입니다. 그렇기에 아무리 작은 업무라도 마지막까지 신중히 마무리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호텔리어의 하루는 ‘보이지 않는 노력’으로 가득합니다

호텔리어의 하루는 단순히 ‘예쁘게 응대하고, 미소 지으며 일하는’ 이미지보다 훨씬 더 치밀하고 복합적인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특히 판촉부는 마케팅 감각과 고객 심리, 그리고 데이터 분석력까지 갖추어야 하는 멀티형 직무입니다.

호텔을 찾은 고객이 ‘이 호텔 참 좋다’고 느끼는 순간을 위해, 수많은 호텔리어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이 글을 통해 전달드리고 싶습니다.

화려한 외면 뒤의 고요한 분투, 그것이 호텔리어의 하루입니다.

더군다나 대부분 호텔리어 사무실은 고객 동선에 보이지 않게 지하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밖에 나가서 비가 와서 다시 들어가서 우산을 챙기는 일도 많죠. 그만큼 고객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이 글이 호텔리어라는 직업에 대해 궁금했던 분들께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호텔리어가 되기를 꿈꾸는 분이라면, 이 일의 본질을 이해하고 준비하는 데 작은 힌트가 되었기를 바라며 마무리합니다.